아 누가 나좀 살려줘
10월 15일 대학원 석사 공개발표 (석사논문)
10월 22일 학회 논문발표 PPT 제출 (앞에 논문이랑 다른 논문)
10월 26일 학회 논문발표
10월 31일 2008년 3호 논문마감 (앞에 논문들이랑 또 다른 논문)
고등학교때는 대학교수님들이 뭔가 연구를 하고 학회에 발표를 하고 외국에도 막 다녀오시고 하는게 엄청 멋지구리해 보일 때가 있었다. 대학교에 입학할 때만 해도 내가 뭘 해보겠다, 연구를 해보겠다 뭐 이런 의지에 불타올랐는가 조금 있었던 때가 있었다. 아니 좀 더 가까운 과거까지 돌려서 인턴때까지만 해도 눈꼽만치의 생각은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런데 레지던트가 되고 나니 이건 아니잖아 하는 생각이 너무많이엄청무지 든다. 나는 논문이라는 형식의 산문하고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 것 같다. 블로그 같은데서야 그냥 막 생각나는대로 쓰고 붙이고 또 혹시나 틀리면 사람들과 대화해나가면서 고쳐나가면 되는데, 이놈의 논문이라는 형식의 산문은 뭔가 근거가 꼬박꼬박 있어야 하는 것도 그렇고, 객관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애쓰는 것도 그렇고 쓰다가 근거. 쓰다가 근거. 근거근거 하다가 머리가 뽀사질 것 같다. 차라리 정형화된 산문이라도 고등학교때 L선생님과 함께 했던 논술시간에는 내가 생각하는대로 마음껏 글을 쓸 수 있었다는 점에서 훨씬 자유롭고 마음이 편했는데 말이지.
이왕 하는 김에 불평 하나 더. 논문은 왜 그런 식으로 써야 하는게야. 사실 지금 저기 위에 있는 일들 자료는 예전에 다 모아놨다. 이미 나의 지식수준에 편입된 상태라는거지. 그리고 그 에센스만 딱 쓰라면 그냥 쓰면 되는데 말이지, 그걸 논문의 형식으로 만들라 그러면 머리에 쥐가 나기 시작한다는겨.. -_- 내 머릿속에 있는 이 부분의 지식이 예전에 어떤 논문을 읽어서 얻었던 건지 다 기억을 해내야 한다니 끔찍할 노릇이다. 왜 모든 논문들마다 시작은 그런 식으로 다른 논문 다른 논문 긁어다 붙이듯이 만들고 고찰은 또 그런 식으로 옛날 논문들 쓸어담아 이번 논문에 필요한 자료들을 모아모아 내놔야 하는지 원. 딱 "이번 주제는 이거야. 그래서 이렇게 실험했더니 이렇게 결과 나왔어. 그러니깐 앞으로 이거는 이렇게 생각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결론만 쓴다면 금방금방 해낼 텐데 말이지... 가끔 그런 수준의 깔끔한 저널들도 있기는 하더라만 그렇지 않은 것이 더 많고, 그렇지 않은 것을 오히려 더 좋아한다는 게 이해가 아주 조금은 되지만 (관련 지식은 그 논문 하나에서 다 보여줘야 된다. 뭐 이런 개념 아니겠나) 지식을 자기만족형으로 이용하는 나에게 있어서는 쓰러질 노릇이다.
게다가 또 하나. 내가 일을 처리하는 형식이 멀티태스킹과 거리가 멀다는 사실을 요즘 들어 깨닫고 있다. 학생때는 뭔가 이것저것 한꺼번에 잘 처리하는 게 내 능력 중 하나이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우리 교수님을 만나고 나서부터는 그 능력은 그냥 자질구레한 거였구나 하고 생각이 든다. 진짜 일이 쏟아질 때는 무슨 홍수같이 비오는데서 구멍난 우산 들고 서있듯이 감당이 안되더라. 지금까지의 나는 멀티태스킹을 하는 듯 싶어도 주력으로 하는 일이 하나 있고 나머지는 시간 날 때, 지루할 때, 땜빵식으로 다른 일들을 하듯이 했던거다. 진짜 여러개의 일에 대해 각각 100의 힘을 투자하는 멀티태스킹은 도저히 -_-;;;
요즘들어서 주력으로 하고 있는 일은 여드름에 대한 임상시험(+ 곁다리로 아토피 임상시험). 처음에는 꽤나 빡빡하게 돌아가는게 힘들었는데 요즘에는 처음과 비슷한 로딩에서도 그냥 이것만 한다는 전제하에서는 시간은 좀 뺏기고 (토요일 오후라든지 이럴 때도 간혹 있고 말이지) 다른 일을 좀 못하지만 이거 하나는 그럭저럭 할 수 있다. 근데 요 며칠 후부터 닥칠 일정들을 함께 하라는 건 완전 오 쉣! 안그래도 논문식 작문이 얼마나 힘든데 ㅠ
아무튼 그래서 임상연구 끝날 때 까지 저 일들 미뤄둘 수 있으면 미루고 싶지만 저것들은 안할 수는 없으니 뭐... 어떻게 닥쳐닥쳐 넘어갈 지 걱정이 된다. (사실 안되는건 없다. 닥치면 후달리며 어떻게든 하게 되어 있다는거.. -_-) 게다가 오늘은 일도 안되고 집중도 안되고 산만하기까지. -_- 그냥 일찍 잠이나 자는게 내일부터의 일정을 견디는 데 도움되겠다. 그럼 이만... ;;;
덧.
08. 9.
'Archaic sMi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달리기 연습 현황보고 (14) | 2008/10/20 |
|---|---|
| 석사논문 공개발표 (10) | 2008/10/18 |
| 내맘대로 뉴스기사 랭킹 (5) | 2008/10/16 |
| 지옥의 10월 일정 (18) | 2008/10/13 |
| 기계가 좋아하는 사람, 기계가 싫어하는 사람. (6) | 2008/10/02 |
| 글 1000개 자축 및 블로그 정리 (4) | 2008/09/30 |
| 당신은 연애를 하면서 자기가 발전하고 있다, 성숙하고 있다고 느끼는가? (20) | 2008/09/17 |
트랙백 주소 : http://smile711.kr/trackback/1037
-
Subject : 유학기 - 진짜 박사과정
Tracked from 프로페셔널 찌질이 2008/10/30 16:06 삭제 요즘 들어서 시간이 모자란다. 물론 공부만 하고 사는 것은 아니지만 유학기를 올릴만한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주말에는 잘 놀고 그러지만 시간관리가 쉬운것이 아니다. 월요일/수요일에는 9시~11시의 금융수학/확률미적분을 수강하고, 월/수/금 1시에는 조교하는 수업의 강의를 청강한다. 나는 수요일 4~5시에 조교수업, 5시~6시에 개인면담시간(office hours)을 해야하고 목요일에는 1시30분부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