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하는 말이지만, 영화 보실 분들은 그냥 영화 먼저 보시는 게 좋을지도. 아무리 반전없고 잔잔한 영화라 하더라도 영화평이 영화관람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지대하답니다. ^^;;;
강풀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순정만화>를 봤다. 보고야 말았다. ^^ 강풀의 "순정만화"의 그 느낌, 그 정서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강풀님께서 손수 남겨주신 한마디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원작의 정서를 그대로 영화로 옮겼다고 자신있게 말씀하시는데야, 만화의 팬으로서 안봐줄 수가 없는 노릇 아닌가~ 그런고로 뭐, 개봉하면 앞뒤없이 바로 볼라고 마음먹고 있기는 했다. 게다가 영화를 보는데 약간의 운도 따라주었다. 그것은 무.대.인.사. 두둥~
무대인사. 크롭도 안해서 잘 안뵈지만, 왼쪽부터 강인, 채정안, 이연희, 류장하 감독님
내 미처 무대인사 일정을 챙겨서 알고 예매를 한 것이 아닌지라, 앞자리도 아니었고 적당히 뒷자리인데다, 렌즈도 요즘 자주 쓰는 12-24밖에 없었던지라 사진은 완전 안습. ㅠㅠ 이었지만 예쁜 이연희양과 채정안님의 모습은 잘 보았더랬다. (이연희 정말 킹왕짱 예쁘더라는... 응?)
그건 그렇고, 그래서 영화를 봤는데, 영화를 본 한줄소감은 제목에 적혀있는대로다.
"정서는 모르겠고, 분위기는 비스무레하네"
시종일관 태양의 자연광을 채광으로 한 실내촬영이나, 또 역광을 즐겨쓰는 촬영으로 태양빛의 따사로움을 강조한 색감이나, 야간촬영조차도 가로등의 백열등의 조명을 십분 활용한 촬영까지 전반적인 분위기를 따뜻한 느낌으로 만들기 위해 애쓴 점은 인정.
그리고 유지태의 순정남 이미지나, 이연희의 귀여운 고등학생 소녀이미지나, (이미지가 그냥 제 나이에 맞으니깐..) 채정안, 강인, 최수영, 강풀까지 대개는 이미지가 잘 맞는 편이라는 것도 인정. 최수영을 캐스팅한 원작에 없는 "다정" 역은 적당히 적절한 것 같다는 점도 좋고.
전반적인 영화의 분위기는 우리가 열심히 읽고 감동받았던 그 만화 <순정만화>를 따라가고 있었다. 연출도 그랬지, 캐릭터도 그랬지. 특히 이연희의 상콤발랄한 매력은 연기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그 자체로 영화의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연희 없었으면 어쩔뻔 했어 ㅋ
그런데, 영화는 캐릭터랑 연출만으로 A급 영화가 되는 건 아니란 말이지. 가장 중요한 건 시나리오 아니겠나.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 이 영화에 대해서 가장 걱정되는 건 캐릭터가 각각의 배우에 잘 맞을까 하는 점이었으며, 가장 안심되는 건 원작 <순정만화>의 탄탄한 시나리오였는데, 정작 영화를 보고 난 나의 감상은 그 반대가 되어버렸다. 캐릭터랑 연출은 좋았는데, 시나리오의 변경에 있어서 원작의 정서를 살려내다 삑사리가 난 그런 부분들이 거슬렸다는게 내 전반적인 평가.
아 물론 만화의 팬으로서 영화의 시나리오가 원작하고 많이 달라진 것을 불평하는 건 한 4.37869% 정도는 있다고 해야지 솔직할 것 같지만 그 외에도 불만은 여전히 많다. 만화 <순정만화>에서 12살 연하 띠동갑 연애를 받쳐주는 건 어디까지나 순정만화답게 마냥 착하디 착한 주인공 및 주변인물들의 덕이 매우 컸다. 수영양의 가족도 그렇고, 목도리 장사 아저씨, 붕어빵 장사 아줌마, 편의점 총각 등등도 그렇고, 하물며 학교 선생님이나 직장 상사들마저 마냥 악역이 아니고 코믹하고 귀엽게 그려지는 데 만화의 매력이 있었는데, 영화 시나리오는 그러지를 못했다.
개인적으로, 순정만화의 순정분위기를 이어나가지 못한 건 그냥 갑자기 개념이 없어진 학교 선생님과, 잘 나가다가 급 현실상의 어머니 모드로 돌변하신 주인공 한수영양의 어머니의 탓이 크다고 생각한다. 영화 <순정만화>가 만화 <순정만화> 정서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좀 비현실적이고 샤방샤방한 오오라를 풍기는, 마냥 착한 사람들의 이미지를 밀고나가는게 나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대부분의 전반적인 캐릭터들은 대개 그런 점에서 합격점을 받을만 하다고 보여지는데, 뜬금없이 '이혼한 집 자녀보고 손들라' 하는 선생님과 귀여운 아줌마 역할 잘 하시다가 '혼자자란 아저씨는 무조건 안돼' 하시는 현실모드로 뛰어든 어머니 역할은 영화와 만화의 가장 큰 차이점이기도 했고, 영화와 만화의 정서를 다르게 만드는 데도 가장 큰 역할을 했다.. 고 생각한다. (게다가 잡고 있던 손을 기어코 빼버리는 우리 남자주인공 ㅠㅠ) 덕분에 마냥 샤방샤방하고 달콤한 사랑과 연애의 매력을 보여줘야 하는 <순정만화>의 전체 흐름이 이상하게 흘러가버렸잖아 ㅠㅠ
그리고 또하나. 영화로 만들기에는 원작의 분량이 길고 인물구도가 복잡하다는 것도 문제점이었다. <순정만화>에서 시작된 강풀 만화의 매력은 <순정만화> 류의 만화든 <미심썰> 류의 만화든 중심이 되는 스토리가 흘러가는 와중에 주인공간의 구도가 얽히고 섥히는 데에도 있다. 강풀님은 그런 이야기를 굉장히 즐기는 듯이 보였고, 그 이야기의 정점에 이번 <이웃사람>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랬기에, 그것 자체가 강풀님께서 하고 싶은 이야기 중에 하나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그 구도를 다 표현하기 위해서는 솔직히 2시간은 무리다. 물론 영화에서도 그 점을 알았기 때문에 주인공네 가족이나, 붕어빵 아줌마 등 몇몇 캐릭터는 쳐내고, 목도리장사 아저씨는 죽은 사람으로 처리하는 등의 간략화 작업을 거쳤는데, 문제는 그것 자체가 원작의 재미를 깎아먹는 것이 되었다는 것 뿐만이 아니라, 그렇게 잘라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화에서 표현하기에는 모자랄 정도의 인물구도가 남아있다는 데 있었다.
결국 메인이 되는 두 커플 중에 한쪽 커플은 뭔가 미진하고 아쉬운 식으로 넘어가 버렸다는거, 그리고 주가 되는 커플의 이야기는 산뜻하게 끝이 나긴 했지만 여전히 주인공 어머니의 압박은 그대로 두고 끝내버렸다는 아쉬움이 남았다는거.
한쪽 커플을 완전히 잘라내고 유지태와 이연희 만으로 영화를 꾸리고, 그쪽의 주변인물들을 살리는 방향으로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뭐 그랬다면 더이상 원작을 <순정만화>라고 부르기 힘든 상황이 되었겠지만. -_- 아니면 차라리 인물구도를 그대로 유지하고 에피소드를 더 많이 넣어서 한 10부작쯤 되는 드라마로 구성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로 만들기에는, 너무 인물구도가 복잡하고 그걸 표현하기에 2시간은 너무 짧다.
그냥 따로 영화를 놓고 보기에는 만화 <순정만화>의 오오라가 너무 강렬하다는 것도 문제. 차라리 원작만화가 없었더라면 이렇게 정서가 같네 다르네 하면서 따지면서 보지를 않았을텐데 말이지. 원작을 떼놓고 평가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내 굳은 머리로는 아예 불가능하다네. 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작년 <내사랑>의 뒤를 잇는 연인들 겨울 따뜻하게 보내기 용도의 순정영화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할 정도의 샤방샤방함과 따뜻함을 갖추고 있고 배우들이 캐릭터에 거슬리지 않게 그럭저럭 잘 녹아들어 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봐줄만한 영화로서의 위치를 가지고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 그리고 만화를 본 사람이라면 뭐 나처럼 딴죽걸 사람도 많이 있겠지만 "아이 X발 조땐네" 같은 부분부터 시작해서 만화와의 싱크로를 즐길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럭저럭 원작의 힘도 빌릴 수 있고 말이지.
그래서 결론은 So, So~ 커플이라면 손잡고 보러가시라는 정도? ^^
0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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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리뷰] 순정만화 (2008)
Tracked from 스테판's Movie Story 2008/12/01 21:41 삭제영화 "순정만화"는 강풀 원작인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원작에서 몇몇 부분을 각색했습니다. 숙(강인 분)의 나이가 한수영(이연희 분)과 다르다거나, 배경계절이 여름으로 고정된 것, 김규철(김강우 분)의 존재 여부 등이 그러합니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 일부분, 혹은 많은 부분이 각색되었다고 생각될 수 있을 것입니다. 18세의 여고생 수영과 30세 동사무소 직원 김연우(유지태 분), 29세의 권하경(채정안 분)과 25세의 동사무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