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추모글 남기기



일일극은 나하곤 거리가 먼 장르다. 매일매일 챙겨보는 것도 불가능하기도 한 물리적인 접근성 부족도 물론 있거니와, 매일매일 하는 이야기를 몇달, 또 어떤 것은 1년 이상씩 끌어가기도 하는 일일극은 이미 드라마"성"이 부족하기 마련인지라 별로 땡기지 않게 되게 마련이다. 그런 드라마들이 드라마성을 확보하기 위한 일반적인 방법이 흔히 우리가 비판하면서도 TV앞에 모여앉는 "막장전개" 라는 거고.

불륜, 이혼과 재혼, 복수극, 고부갈등, 피가 섞이지 않는 남매라든가 재벌의 숨겨둔 자식 같은 출생의 비밀, 낙태, 살인(미수) 등등등. 맨날 욕먹는 소재들을 한데 다 끌어모아서 드라마를 만들었는데 "막장" 소리를 안한다면 오히려 그게 이상하겠지. 어제 그제쯤에서는 슬슬 겹사돈 소재까지 끌어낼 듯 하기까지 하다. -_- 이건 뭐. 이렇게까지 막장소재들을 끌어다 놓고 막장전개를 보여주고 있으니, 오히려 "이 드라마는 막장 드라마들을 패러디하면서 일침을 놓기 위해 만든 건가" 하는 말도 안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ㅋㅋ 
정말 내가 써놓고도 말이 안된다. -_-;;

까놓고 말해서 드라마는 재미있다. 사실 막장이지만 재미있다! 이 말을 하고 싶어서 컴퓨터 앞에 앉은거라, 칭찬할 부분은 하고 시작하자. 장서희 연기는 역시나 죽음이시고, 발음도 또박또박 조강지처부터 복수녀까지 완벽한 연기변신도 멋지구리하고 다른 분들 연기도 특별히 거슬릴 부분도 없다. 그리고 전개도 스피디해서 <조강지처> 시리즈 30부 그리고 <복수혈전> 시리즈 30부 정도의 전개에서 뭐 하나 빠뜨릴 만한 분량이 없다. 30회까지는 당하는 장서희에 가슴을 쳤다면, 그 뒤 30회는 앞에서 당했던 장면들을 고대로 연상시키며 받은대로 돌려주는 장서희를 보면서 통쾌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고. 그게 지금 시청자를 붙잡아두는 가장 큰 요소라는 생각도 든다. 
어찌나 스피디하고 재미있으시던지, 여행사진 정리하는 것도 미뤄두고 팔자에 없는 일일극 몰아서 보고 막 이러고 있었다. -_-


그런데 그런데 말이지, 
제작진은 "막장드라마라는 표현은 삼가해달라" 라고 하더라. 아래는 링크한 기사 중 인용.

하지만 '아내의 유혹' 제작진은 막장 드라마라는 일각의 지적에는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고 책임 프로듀서는 "이 드라마를 일방적으로 몰아부쳐 막장드라마라고 비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런 표현을 삼가해달라"면서 "대다수 국민이 즐기는 드라마를 공개적으로 막장이라는 언어중에서도 가장 심한 표현을 쓴다는 것은 마치 우리 사회가 희생양을 바라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어 씁쓰레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고 책임 프로듀서는 "작가와 PD는 준비기간을 표함해 거의 1년에 이르는 기간동안 대본집필과 연출작업으로 거의 초축음이 되다시피하며 일에 매달리고 있다"면서 "40분짜리 일일극을 매주 5개씩 만드는 작업은 매우 힘든 일이다"고 설명했다. 
고 책임 프로듀서는 "요즘 드라마가 광고 판매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아내의 유혹'이 광고를 완판(完販)한다는 것은 대단한 성과다"고 말했다.

아니 그럼 대다수 국민이 즐기면 막장이 아닌가? 작가 PD 배우들이 초죽음이 되다시피하여 일에 매달리면 막장이라고 부르면 안되나? 광고를 완판하는 드라마는 막장이라고 부를 수 없다는 건가?
완전 바닥 중에서도 바닥에 가까운 사고인 것 같다. -_- 시청률 높고 광고 판매 잘되는 드라마를 힘들게 만들었다면 소재가 뭐건, 내용이 뭐건 관계없이 무조건 굿!입니다. 라고 대놓고 말하는 것 같은데, 이 드라마 찍으시면서 제작진의 윤리관도 많이 약해졌나보다.

시청자들이 많이 보든 말든 내용은 막장이잖아. 불륜녀랑 바람나서 조강지처 내치고 애 지우라고 바닷가까지 끌고가서 살인(미수)까지 저지르는 내용이 저녁 7시때 가족들 저녁먹으면서 앉아 볼만한 내용이란 건지. -_- 아님 친구의 남편과 바람나서 애까지 낳고 친구 보는 앞에서 친구 남편이랑 침대에서 뒹굴거리는 게 막장이 아니란 건지,. 

그래 <복수>라는거 우리 도덕이나 법이나 허용하지 않는데, 이렇게 통쾌하게 보여주시니 얼마나 땡기겠어. 소재고 내용이고 앞에선 욕하면서도 뒤에선 칼퇴근해서 드라마 보는 것까지 어쩌겠나. (사실 좋은 현상이라는 건 아니고, 나도 보니깐 하는 변명이다) 그래도 이거 내용이 막장이다. 막장이다. 하는 것까지 잊어버리면서 드라마에 빠진다면, 그건 정말 바닥이다. -_- 
카타르시스는 느끼되, 윤리의식은 잊지 말자구요.

쳇. 이렇게 욕은 했지만, 또 드라마 챙겨보게 되는 이 매력이란. 정말 장서희는 좀 짱인듯. 


0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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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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