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추모글 남기기



<편지>라는 것은 썼다 지웠다 하기도 어렵고 한번에 완결된 문장을 쏟아내야 하는 것인지라, 참으로 나에게 있어서는 어렵고 또 귀찮은 물건이다. 물론 그건 보내는 입장에서의 얘기일 따름이고,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편지>라는 물건은 참으로 고맙고 소중한 것에 다름아닐 뿐더러 - 물론 쓰는 데 드는 effort를 감안하기 때문에 더욱 더 - 그 보관에 있어서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오래 지난 후에 볼수록 때를 타면서 더욱 더 매력적인 매체가 되는 것인지라 귀하고 고마운 선물이 된다. 

소설가라서 그런지 편지를 쓰기 위해 드는 애정과 공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것일까, 츠지 히토나리는 <편지>라는 매체를 즐겨 사용한다. <사랑해 주세요> 에서도 그렇고 <츠지 히토나리의 편지> 에서도 편지라는 매체를 써서 감정을 전달했다. 소설 속 시대적 배경이 2000년이 지나더라도 츠지 히토나리의 편지 사랑은 유난한 듯 하다. 이 <안녕, 언젠가> 에서도 애정과 그리움을 표현하는 데 있어 사용된 몇장의 편지는 감정과 내용의 전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아, 맞다. 그리움이었다. 편지라는 매체의 가장 핵심적인 속성은 "그리움"인 것이다. 손으로 쓰는 편지라는 것은 단 한사람에게 전달되는 것이기에, 쓰는 동안에도 읽는 동안에도 현재 여기에 존재하지 않는 그 사람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렇기에 츠지 히토나리는 시대적 배경이 2000년이 지나더라도 한 사람을 그리워하며 살아온 인생의 절반의 세월을 담아내고 애정과 그리움을 담아 전달하는 매체로 <편지>를 선택했으리라. 

안녕, 언젠가

영원한 행복이 없듯
영원한 불행도 없는 거야
언젠가 안녕이 찾아오고, 또 언젠가 만남이 찾아오느니
인간은 죽을 때, 사랑받은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과
사랑한 기억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는 거야

난 사랑한 기억을 떠올리고 싶어

세월이 지나도 이야기의 흐름은 이리 비슷하고, 또 사람의 감정은 시대를 뛰어넘는다. "그 뒤에 함께 오랜 세월을 보내며 토닥토닥 잘 지냈답니다." 하는 이야기와 달리 짧고 굵은 사랑이라는 테마는 또 다른 매력인가보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니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와 느낌이 비슷하다는 거다. 사랑이라는 건 강렬하고 짧을수록 뇌리에 선명하게 박혀 지워지지 않는 것으로 묘사되곤 한다. 그래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와 이 <안녕, 언젠가>를 읽고 난 기분은 세상 다 산 것과 같은 덧없음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 이별하지 않고 함께 길을 떠나는 킨케이드와 프란체스카는 어쩐지 상상할 수도 없는 것과 <안녕, 언젠가>의 유타카와 토우코가 함께 평생을 살았습니다- 하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은 마찬가지다. 슬프고 잔인하지만 또 현실을 사는 이성에게는 어쩔 수 없음인 거라. 


0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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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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