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추모글 남기기


* 언제나 하는 한마디. 딱히 반전이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중간중간에 스토리 내용이 들어가 있기도 합니다. 영화 보실 분들은 영화 보시고 읽으세요 :)


그 화제의 영화 <박쥐>를 봤다. 사실 뭐 약간 신비주의 전략 비스무레한 걸 쓰느라 영화에 대해 별로 공개된 바가 없기는 했지만, 나는 그 일부 공개된 정도의 정보도 거의 아는 바 없이 봤다는거. 이를테면 스토리가 어떤 종류의 이야기인지도 당일 가서야 알았고, 송강호의 '그게' 나온다더라. 하는 건 전혀 알지도 못하고 갔다가 헉. 하고 나왔고.. 뭐 그런 식이었다. -_- 아무튼 그 박찬욱 감독님의 <박쥐>를 봤다. 


<JSA> <올드보이>의 성공 때문이었는지 박찬욱 감독은 꽤나 대중적인 선호도가 높은 감독인 듯 하다. 이번에도 몇백개의 개봉관을 차지했다고 하기도 하고 말이지.. 암튼, 그렇긴 한데 사실 <JSA>를 제외하고 나면 <올드보이>를 포함한 복수 3부작은 소재부터 그리 대중적인 작품은 아니다. <올드보이>의 흥행 요소도 스토리의 짜임새에 있었지 소재 자체에 있었던 것은 아니지 않은가. 

<박쥐>도 마찬가지다. 사실 뱀파이어라는 입질이 올만한 소재를 제외하고 나면 스토리는 치정과 살인과 본능과 윤리. 뭐 이런 등등의 이야기인데, 아 어쩌면 그런 것들도 충분히 대중성을 탈만한 소재이기는 하다만 박찬욱 감독이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법은 절대로 만만하지 않다. 평범한 보통의 사람이라면 불가능한 장면들을 뱀파이어라는 소재를 통해 극단적으로 사람들이 불편해 할만한 장면들을 억지로 끌어내서는 보여주는 거다. 신부라는 상현(송강호)이 신도를 강간하려고 하는 장면도 그렇고 태주(김옥빈)이 쪽가위로 심장이나 목을 째는 장면도 그렇고 말이지. 

또하나 만만하지 않은 것은 똑같은 이야기를 쓰더라도 광기를 극한까지 드러내는 박찬욱 감독의 연출 방법이다. 살인에 대한 심리적인 압박을 드러내기 위해 이미 죽어버린 강우(신하균)을 그로테스크하게 중간중간에 등장시키는 방법이라든가, 집안을 하얗게 도배해서 피칠갑이 더 선명하게 보이게 한다든가. 하는 연출적인 부분에서 박찬욱 감독의 연출상 차별점을 볼 수 있다는 거다. 그만의 방식이긴 한데 그닥 대중적인 방법은 아닌겨.



그런고로 희양은 영화를 보고 "머리가 깨질것 같다" "속이 안좋다" 같은 반응을 보이게 되는거다. 박쥐는 그런 영화다. 적어도 500여개의 개봉관을 두고 아무 관객이나 막 오십쇼 해서 보라고 할 만한 영화는 아니다. 뱀파이어는 그냥 구미 땡기는 소재로 쓰인 게 아니고, 그로 인해 주인공들이 뱀파이어라는 특징을 빌려 충동이나 본능을 남김없이 드러내기 위해 사용된 소재이다. 그런 걸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그것도 끔찍한 방법으로 보여주는 그런 류의 박찬욱 표 영화다. 올드보이에서 혀를 잘라내는 부분에서 토할 것 같았던 관객이라면 이번 영화도 못지 않으니 관람을 재고하시라는거. 

하지만, 오히려 그런 부분에서 배우들의 연기는 끔찍할 정도였고 그 부분에서 점수를 후하게 주고 싶다. 원래 송강호야 연기가 대단한 배우였으니까 그렇다 치고 김해숙의 눈동자 손가락 연기도 대단했고.. 그 중에서도 특히 김옥빈의 눈이 희번덕해지는 연기는 정말 독하더라. 원래 김옥빈이 이런 연기자였나 하고 새삼 다시보게 되더라. ㄷㄷㄷ 


결론은 별거 아니다. "멜로"로 포장해놨지만 뱀파이어라는 소재를 빌려 영화를 꾸려나가는 박찬욱 감독의 표현은 과격하고, 또 극단을 달린다. 영화에서 멜로라면 러블리한 이야기를 꿈꾸는 사람이라거나, 아니면 그냥 있는 그대로의 사실성을 보여주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비추천이다. <복수는 나의 것> <친절한 금자씨> 류의 박찬욱 감독식의 원초적으로 칙칙하고 불편한 표현방법을 납득할 수 있는 분들에게 권할 만한 영화라는거. 절대 대중적이지 않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Posted by 하루 :)

트랙백 주소 : http://smile711.kr/trackback/1118 관련글 쓰기

  1. Subject : 속 태주의 시선 : 타는 목마름, 그 욕망의 자화상

    Tracked from 진사야의 비주얼 다이어리 2009/05/06 22:16  삭제

    * 내용에 대한 묘사가 있으니 아무것도 안 듣고 영화 보러 가실 분들은 가급적 피해가시길 바랍니다 :-D박찬욱 감독의 신작 <박쥐>를 두번째로 보는 날, 상영관 입장 몇 분을 앞두고 느닷없이 커피가 땡겼다. 극장 VIP 라운지에 비치되어 있는 프림과 하얀 설탕, 그리고 커피원두와 따끈한 물을 종이컵에 넣고 적당히 섞으니 따뜻한 밀크커피 한 잔이 완성된다. 적당히 녹아내린 것을 확인하고 마셔본다. 쭈욱 들이키자마자 느낀 사실 하나. 커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