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추모글 남기기




그래, 내가 블로그에 포스팅을 100번 1000번 725689번 하는 것 보다 이 드라마 한편 보시라고 안내하는 편이 훨씬, 훠얼씬 낫다. 나에게 2009년 최고의 드라마는 이 뒤로 어떤 드라마가 더 나오더라도 <남자이야기>로 정했다. 나는 책을 좋아하지만, 대중에 어필하기에는 역시 책보다는 영상이다. 그런 점에서 이 드라마 <남자이야기>는 허지웅 기자의 <대한민국 표류기>보다 더 강렬한 방법으로 황색언론의 폐해와, 돈과 권력있는 자들에 의해서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에 대해서 아주 극명하게 그려주신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돈이 지배하는, 돈 있는 자들의 세상에서 살아나가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니까, 2009년 대한민국에 살고계시는 모든 서민들에게 이 드라마, 꼭 한번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는 얘기다.


주인공 중 돈있는 사람대표 채도우(김강우 분)는 비록 사이코패스로 그려졌지만, 사이코패스가 아니라고 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 그가 권력을 휘두르고 돈을 가지고 장난을 치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을 벌레취급하는 방식은 뭐 지금의 현실과 다를 것이 없다.


그나저나 하고 싶은 이야기도 너무 많다. 다 현실얘기다.
1. 일단 화제거리가 될만한 건덕지만 있으면 무조건 때리고 보는 언론. 언론에서 때리면 무조건 사실이 되고, 그 뒤에 진실이 어떻고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다. 뒷수습? 그런건 별로 재미도 없잖아.
2. 돈 있는 것들이 땀흘려 일하는 견실한 기업 하나 낼름낼름 집어먹는 건 일도 아니다.
3. 그리고 돈 있는 대표. 채도우의 주옥같은 어록들. 
"대개 돈 없는 것들이 그렇게 말하죠. 그깟 돈 때문에 그런 짓까지 하냐고. 그깟 돈? 벌 능력도 없으면서 그렇게 돈 무시하면 안되죠. 누구 때문에 가난한거 아니잖아요? 누구 때문에 지 목숨 끊는 것도 아니고. 지가 모자라서 궁상 떨고 살면서 평생 남 탓만 하면서 징징대는거... 수치스럽지 않나?" 
"안될텐데. 당신 같은 사람은 아무리 해도 안돼. 돈은 아무나 버는 게 아니거든. 아무나 벌 수 있는 거라면 이 세상에 서민이란 게 왜 있겠어. 서민. 일반 백성... 떨거지들."
"혹시 그런 생각 해보신 적 있으세요? 이나라 국민이 5000만이라고 했죠. 그 중 500만만 남긴다면, 그럼 이나라 지구상에서 가장 잘사는 최고의 나라로 만드는 데 20년도 안걸릴 수 있어요. (나머지 4500만은 어쩌고?) 그러니까 김신씨는 안되는 거에요. 500만 안에 들 자신이 없으니까 내 말에 화를 내는 거잖아요. 누구나 자기가 500만 안에 들 자신만 있다면 나머지에 대해서는 모른 척 할걸요. 그게 사람 아닌가?"
4. '명도시' 경찰서장의 완전 제대로 기어주시는 행동들. 권력은 그렇게 '편파적으로 공정하게' 적용하면 얼마든지 돈 있는 자들을 위해 휘두를 수 있는 물건이다. 언제나 법적으로 문제없이 공정한 척 하지만, 돈 없는 사람들에게만 들이대는 엄격한 잣대라는거.


제발, 신도시, 경제성장 7%의 환상, 자사고. 그런 것들의 환상에서 벗어나자. "경제성장 많이하면 옆에서 떡고물이라도 받아먹을 수 있겠지, 신도시 하면 나 좋은 집에서 살겠지. 자사고 설립하면 좋은 교육 받겠지." 그런 거 없다. 드라마에서 채도우가 지으려는 "네오 모나코" 명도시에서의 국제학고, 호텔 카지노, 국제메디컬센터처럼 그런 것들은 오직 돈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 이 드라마의 표현을 빌리면 지금 우리나라의 정책은 500만만을 위한 것이고 나머지 4500만은 불도저로 밀어 바다로 빠뜨리는 정책이라는 거다. 신도시 지으면 거기 들어가 살 돈은 있는 사람들이 자기동네 신도시 환영하는 건가. 자사고 지으면 거기에 자녀 입학시킬 돈은 있는 사람들이 자사고 환영하는 건가. 경제성장하려면 모두다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하는데 돈 없는 사람들의 허리띠만 졸리고 비정규직으로 내몰리는 사실을 알고는 있는 건가. 더 좋은 도시, 더 좋은 세상 보기야 좋지. 하지만 그 도시, 그 세상이 누구에게 돌아가는 건지는 잘 생각해보면 좋겠다.
2009년의 대한민국은 그런 세상이다. 돈 있는 사람들만 더 특권을 누리는 세상이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건 분명히 4500만이 500만보다 많은데, 어째서 국회의원은 신도시만 남발하면 당선되고 교육감은 자사고 아싸 좋구나 하는 사람이 뽑히는 건가. 그건 자기도 될거라는 일종의 "판타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얘기는 내가 쓰는 것보다는 허지웅 기자의 포스팅을 보는게 좋겠다. 

요컨대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를 위한 정책 정당을 지지하는 이유는, 그들이 부자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부유함이나 풍요로움 같은 부자의 가치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와 함께 수반돼 연상되는 보수적 언어를 ‘옳은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누가 혹은 어떤 정당이 서민을 대변하고 말고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사람들은 부자를 보며 박탈감을 느끼지 않는다. 성공신화에 매료될 뿐이다. 부와 이익이라는 (그들이 생각하기에) 긍정적 에너지에 박수를 보낼 뿐이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무조건 덮어놓고 좋아보이는 것, 멋있어 보이는 것, 떡고물 더 줄 것 같은 쪽에 붙지 말라는 거다. 좋아보이고 멋있어 보이는 게 실제로 나에게 득이 되는건지, 떡고물 떨어지는 게 실제 성장하는 것만큼 주는 건지 찾아보라는 거다. 서민들이 조금이라도 더 잘 먹고 사는 길은 돈 많이 버는 사람들 옆에서 떡고물 받아먹는 것보다 스스로 터전을 가지고 일할 수 있게 지원해 주는 사람의 편에 서는 것이고, 구석구석 들어서는 대형마트에 비정규직으로 취직해서 먹고 사는 것보다 조그만 구멍가게 더 잘 먹고 살 수 있게 자영업 지원해주는 편에 서는 것이라는 거다. 그런 사실을 이 드라마 후반으로 가면서 계속해서 드러내고 있다. 드라마의 '농업벤처회사' 사람들이 세상을 헤쳐나가는 방식을 잘 보면 좋겠다. 돈 한푼 더 준다고 돈 있는 자들의 사탕발림에 넘어가 끝내는 자기 먹고 사는 터전을 팔아먹는 우를 범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남자이야기>를 보면서 계속해서 그 생각을 했다. 서민들이 왜 부자들이 잘 살기 위한 정책의 함정에 빠져드는지. 왜 자기 생활의 기반을 돈 몇푼에 팔아먹으려 하는지... 그러지 않기 위해 이 드라마,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같이 보고 느꼈으면 좋겠다. 


09. 6. 



그리고 덧글.
민주주의라는건 자본주의가 아니다. 자본가들 돈버는 거 도와주는 게 민주주의랑 같지 않다는 거다. 이런 소리 하면 무조건 빨갱이네 소리 해대는데, 그거랑 민주주의는 상관없다. 드라마 속 대사를 빌리면 "민주주의라는게 말이에요, 그게 원래 약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같이 살게 하려고 만든 거에요. 힘있고 강한 사람들은 무슨 주의니 뭐니 그런거 없어도 잘만 살거든요. 민주주의란, 정치 사회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사람으로 사는 문제에요."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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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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