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
정말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추진하셨던 정책이 마음에 들고 들지 않고를 떠나서 적어도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 라고 해도 아무도 뭐라하지 않았던 세상이었는데, 세상이 바뀌고 대통령이 바뀌고 '사람사는 세상의 대통령'이 '청와대에 계신 대통령'으로 바뀌면서 벌어진 일은 경악 그 자체에 가깝다. 정부, 경찰, 사법부, 언론에 있는 누구도 대통령을 모시고 사는 세상이 되니 사람 사는 세상이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닌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의 정책 또한 신자유주의의 흐름에 편승하는 그것이었던지라 사실 별로였지만 그때는 "에이 그거 별로다" 라고 말하며 대통령 편이 아닌 사람들이 마음껏 대통령을 깔 수 있었던 시절이었다는거. 그것 때문에 정부정책의 시행이 막히고 늦어지는 일이 허다했던 건 노무현 대통령이 언론을 길들이고 사법부를 잡을 줄 몰라서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도 그게 진짜 민주주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으리라. 하지만 그때는 그게 민주주의가 가는 길이라는 그 소중함을 몰랐던 시절이었다는거.
언론이 자유롭고 자유롭게 정권을 깔 수 있었던 그때가 진정한 <사람사는 세상>이었다는 걸 지금에야 깨닫게 되었는데 이제 그분이 돌아가셨다.
2. "야~ 기분 좋다!!"
퇴임한 대통령 중 고향으로 내려가시고, 또 "야~ 기분좋다!"를 편하게 소리지르고 쉴 수 있었던 분이, 그리고 또 편하게 농사짓는 소박한 모습을 보여준 쌈빡한 전 대통령이 또 언제 있었던가. 평생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라는 소신을 지켜왔던 분인지라, 아마도 이번 박연차게이트 같은 불미스런 사건에 말려들었을 때 누구누구처럼 뻔뻔하게 아닙니다. 모릅니다. 라고만 하고 뻔뻔하게 앉아있기에는 찔렸거나, 또는 결백하더라도 괴로워겠구나 짐작하는건 그래도 그게 다른 대통령이 아니고 노무현이었기 때문이다. 갑자기 왜 그 얘기가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대통령을 마치고 "야~ 기분좋다!!" 라고 외치고 고향으로 내려가서 농사지을 수 있는 사람, 방문하는 손님들과 자유롭게 사진도 찍고 대화도 나눌 수 있는 사람. 다들 서울 모 저택에 짱박혀 철통같은 경호나 받고 있는 세상에 그런 '사람같은' 대통령이 전에 또 누가 있었던가.
진정으로 <사람사는 세상>을 살았던 그분이 그립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합니다.
09.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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