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링크하는 개념찬 기사 한개.
'넌 누구냐?' '인증 받았냐?'고 제발 묻지 마세요
기사의 시작은 미국의 자동차산업부터 시작해서 일본의 아이모드를 언급하면서 삼성과 LG 등의 하드웨어 중심의 매출신장구조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여기까지야 다른 기사에서도 몇번이고 듣고 보고 했던 것들이라, 특별히 새로울 것 없는 내용들이었는데, 여기에서 그 원인을 고질적인 Active X에서 파고들면서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짚어내는 것이 굉장히 좋더라. 게다가 세련된 흐름까지 갖추고 있고.
쭉 기사를 요약하면서 흐름을 따라가 보면 지금 대한민국 기업의 모바일 분야의 수익률은 다른 외국기업들보다 현저히 낮다는 것에서 시작한다.
- 삼성과 LG의 매출액은 높지만 애플, RIM, 노키아보다 영업이익은 떨어진다.
- 이윤이 높은 회사들은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중심의 단말기 비중이 높다.
- 인터넷이 모바일 소프트웨어의 중심이 되는데, 한국의 인터넷 환경은 모바일 기기에 적용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다.
- 인터넷 환경이 망가진 원인은 익스플로러에서만 지원하는 Active X 에서 찾아볼 수 있다. 웹표준양식이 아니기 때문에 모바일 적용이 어려운 거라는 거지.
- Active X, 그리고 그를 기반으로 한 보안프로그램, 공인인증서 등의 사용은 "전자금융감독규정"에 따라 적용되고 있는데, 이 보안체계는 전혀 안전하지도 않고, 편리하지도 않은 낡은 기술이다.
- 인터넷 실명제는 인터넷을 국내용으로 전락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건 뭐 100% 동의하는 부분은 아니지만 일단 기사에 실려있으므로..)
- 문제는 이러한 것들이 국내사회의 환경적인 특성에 의한 변화가 아니고 Active X, 실명제 이런 것들을 법으로 강제하고 있는 정부의 개입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자유민주주의' 한국이 자유경쟁을 추구하는 '자본주의'도 아니고 번잡한 논쟁을 필연적으로 가지게 되는 '민주주의'를 제한하는, 지나치게 효율을 강요하는 사회라는 점에서 출발한다고 기자는 인식했다.
- 물론 대한민국은 시장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함께 뜻하는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나라이지만 우리나라 시장가격은 시장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정부의 입맛에 맞추어 조절되어 왔으며, '경제개발 5개년 계획' 부터 'MB물가지수' '통신요금 인하' '국책지원사업' 등의 계획경제에 가까운 모습도 많이 보이고 있다.
- 앞선 모바일 시장에 맞추어 통신요금 인하를 예를 들때, 통신요금 인하를 하라면서도 통신업체들의 독과점적 지위는 보호해주고 있고, 아이폰 등 신기술을 막아주는 등 소비자를 기업의 이익을 위해 희생하는 방식으로 경제구조를 돌리는, 절대 자본주의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
- 시티폰, PCS, DMB, 줄기세포(?!), 와이브로 등이 그 예가 되는데, 항상 경제효과 및 고용창출을 예언하지만 대개는 실패하고 마는 이런 식의 국가주도 대규모 투자의 실패의 원인은 윗대가리 몇몇이 결정해서 밀어부치는 한국식 비민주적 효율주의에서 찾아볼 수 있다.
- 정책관련 공청회에 반대자들이 참여하지 못하게 하거나, 국론분열을 막기 위해 결정사항을 비밀에 붙이기도 하는 것들이 한국식 효율주의인데, 이는 매우 비민주적인 효율이다. '앱스토어' 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개인이 생산자가 되는 현재의 미디어 환경에서, 몇몇 사람들 주도하에 효율을 우선시하여 밀어부치는 방식은 시대착오적이며 기술과 콘텐츠의 발전을 막는 옛날 방식이다.
- 또한 인터넷 본인확인제도 개인의 발언을 통제하려는 한국식 효율주의의 단면이다.
본인확인제는 '본인확인'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 남의 주민등록증번호와 이름만 손에 넣으면 누구라도 '본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민등록번호를 통한 본인확인제는 인터넷상의 신분위조를 부추기는 역할을 해 왔다.
"그럼에도 이 제도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이유는 인터넷 실명제가 애초부터 '본인확인'을 진짜로 철저히 하여 악의적 공격자를 가려내고 그자들의 체포나 처벌을 쉽게 하자는 의도가 아니라, 다수의 시민들에게 막연히 겁을 주고, 인터넷을 통한 자유로운 의견표명을 '전반적으로' 위축시키려는 의도로 도입된 것이기 때문이다." - 김기창, < 한국 웹의 불편한 진실 > 120쪽.
- 그래서 결론적으로, 네이버 등의 인터넷 업체들이 국내용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본인확인제를 폐지해야 하고 특정 컴퓨터 시스템, 소프트웨어에 구애되지 않게 인터넷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뭐 기사의 전개에 따라 인터넷 환경을 개선해라 그런 식으로 결론을 낸 기사이긴 하지만, 이 기사의 포인트는 거기에서 '민주'와 '자유'를 외치는 한국의 비민주적이고 반자유주의적인 실태를 찝어낸 데 있다.
애시당초 작은정부로의 회귀를 외치던 정부는 모양새만 줄였을 뿐 4대강사업이니 국책지원사업이니 IT 투자니 하면서 전형적인 큰 정부의 모습을 보이면서 옛날식 계획경제를 읊어대고 있다. 민주주의를 외치면서도 민주주의에서 당연히 거쳐야 되는 이른바 "국론분열"을 비효율적이라고 하면서, 또 반대하는 사람들을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는 놈들" 이라고 치부해 버리면서 밀어부치기식 정책집행을 강제하고 있다.
이런 것들을 이렇게 구체적이고 알기쉽게 서술해주는 이 기사는 그야말로 훈늉한 기사가 아닐 수 없구나~ 1년만에 쓰는 뉴스기사링크가 되겠다. 기자분들께서는 맨날 드라마 쇼프로 보고 후기 쓰는 기사 말고 기자들은 제발 이런 기사를 써달란 말이다. >.<
09. 9.
0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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