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추모글 남기기



내가 지금까지 쓴 글들을 대략 봐도 알겠지만
일본 소설들을 유난히 많이 읽고, 좋아한다.
특별히 "일본" 이라는 나라에 뭔가 감정이 있다거나 일부러 골라본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그냥 서점가서 이책저책 뒤집으며 읽다보면 맘에 드는 책 중에 일본소설이 많다는 거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가 아마 제일 처음으로 읽었던 일본소설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쫌 잘 안 읽히기는 했고, 쫌 두꺼워서 순간 쫄아버리기도 했지만, 그 때부터 어쩐지 그런 분위기의 책들을 즐겨찾아버리고, 거기서부터 책 고르는 취향이 변해버렸다고 하면 약간은 이유가 될까.


"냉정과 열정사이 Blu"는 참 재미있게 읽었다. Rosso보다 더 플롯이 잡혀있고 읽는 재미가 있는 느낌이었다. 전에 밝힌대로 나는 Rosso를 더 감명깊게-이런 표현은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읽었다만, 대중성이나 스토리성에서 Blu가 더 앞선다고 생각했다.

그 츠지 히토나리의 새 소설이었던 "사랑을 주세요"는 정말 맘에 들었다. 형식, 내용 하나하나가 내가 츠지 히토나리라는 작가를 좋아할 수 밖에 없게 만들어버렸다.
그리고 이번에 나온 소설 "안녕, 방랑이여" 를 읽고난 뒤에 든 생각은

츠지 히토나리는 천재다.

였다. 대개 내가 좋아하는 일본작가들 - 에쿠니 가오리, 요시모토 바나나, 무라카미 하루키 뭐 이런 대표작가들 대부분을 말한다 - 의 소설에는 작가별로 경향성도 뚜렷하고, 몇페이지만 읽어도 그 작가의 향이 확 풍겨오는 그런 느낌이 있는데 이 츠지 히토나리라는 작가의 소설에는 소설마다의 특징이 뚜렷하고, 느낌도 서로 매우 다르다. 그리고 하나하나의 소설이 다 맛깔스러워서 읽는 재미도 있고. 뮤지션, 배우, 감독같은 다양한 경력을 가진 작가라 그런건가?


"안녕, 방랑이여"는 한 소설가가 어머니만 있고 딸만 다섯인 대가족 집안의 막내딸에게, 데릴사위로 장가를 가게 되면서 겪은 일들을 다룬다. ^^

"아차..!" 하는 사이에 '말려버려' 결혼까지 하게 되버린 주인공이, 또한번 말려버려 데릴사위로 들어가질 않나, 핵가족 집안에서 태어나, 핵가족으로 살고 있다가 그 딸만 다섯이고, 가장이 어머니인 "모계사회 대가족"에 겪는 컬쳐쇼크. 남자가 좀 한심한거 아냐?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츠지 히토나리가 그리는 남자의 마음이 너무 사실적이고, 공감할 수 밖에 없어, '그래, 다들 그렇게 말리는 거야.' 하면서 소설에 빠져들게 된다.

이런게 결혼이고, 이런게 가족이고, 이런게 남자의 삶이라고. 하면서 끝까지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다. ^^;;  사실 그다지 행복한 결혼생활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너무나 마음을 잘 그려내어, 옛날과는 다른 의미에서 결혼에 대한 환상을 가져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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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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