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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하하.
나는 이 소설의 주인공과 같은 사람을 알고 있다.

빠듯한 일정에 맞춰서 중세 기사와 귀족 아가씨가 등장하는 소설을 번역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주인공 아카리. 그러나 6년 동안 사귀어온 오랜 연인 칸나가 갑자기 직장을 그만두고 네팔에 간다고 선언하면서 평온하던 그녀의 일상은 뒤죽박죽이 되고 만다. 현실 세계에서 삐걱거리는 연애 때문에 심란한 아카리가 별 것도 아닌 일로 오해와 반목을 거듭하는 로맨스 소설 속의 주인공들의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한 나머지 결국 남자 주인공을 죽이고 만 것이다. 원작과는 달리 제멋대로 진행되는 이야기 속에서 이래선 안 된다고 자책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한번 날조된 소설은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현실에서의 아카리와 칸나의 연애 또한 출구를 찾지 못하고 혼란 속에 빠져들고 만다. 중세와 현재, 소설과 현실을 오가며 펼쳐지는 네 남녀의 이야기가 미우라 시온 특유의 재기발랄한 문체로 펼쳐진다.
한마디로 주인공씨는 로맨스 소설을 번역하는 역자인데, 자신의 실생활에서의 연애감정이 뒤엉켜 버리면서 번역하고 있던 "소설"에 감정이입! 주인공도 죽여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소설"로 달려가는 그런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소설이다.

뭐 기본적인 스토리는 그렇다 치고
주인공의 감정이 소설안에서 살아나기때문에
주인공이 번역하는 "소설"의 감정라인이 완전히 주인공인 역자의 감정에 따라 휘둘리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소설" 안의 분위기로 주인공의 감정을 풀어나갈 수 있다는 굉장한 스토리상의 장점을 가진 소설이다.

읽다가 정말 "어쩔꺼야" 하는 말이 튀어나오며 웃어버릴 정도로 "소설"은 막나가지만
그런 비바람을 이겨내고 만들어진 엔딩 부분의 "소설"을 보니 열려있는 주인공들의 결말은 역시 일단 해피엔딩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 또한 그후에 "소설"의 처리과정을 보건데 '어찌되었든 그 후로 오랫동안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식의 분위기를 남기고 싶었던 것 아닐까 싶다. ㅎㅎ

이제는 읽을대로 읽어 어느정도 익숙해진 로맨스 소설의 당연한 듯한 흐름을 따라가면서도 발랄하게 표현하는 느낌이 참 좋은 책이다. ^^


08. 6.

Posted by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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