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놈놈놈>. 영화관에서 볼만한가?
문제는 그거다. <놈놈놈>이 괜찮은 영화인가 아닌가, 좋은 영화인가 아닌가, 그런 것보다, 지금 개봉해 있는 이 상황에서 이놈의 영화를 극장에서 볼 것인가 말 것인가? 정말 예외적으로 무지하게 리뷰를 빨리쓴 나로서는 젤 먼저 던지고 싶은 질문은 이거다. (볼거라면) 나중에 볼래, 아님 지금 볼래?
결론적으로 <놈놈놈>은 본다는 전제하에서는 영화관에서 볼 만한 영화라고 생각된다. 영화관에서 개봉되는 작품들이 항상 얼마씩 돈을 들였다느니, 얼마난 스케일이라느니, 그런 것들을 강조하는 이유는 결국 그거 아닌가 - "나중에 쪼매난 화면에서 2채널 허접스피커로 들으면 재미없어" 그런 점에서 볼 때 <놈놈놈>은 영화관에서 볼 만하다. 한국영화에서 "서부" 라는 장르를 가지고 만든 것도 참 독특한 시도인데, 만주를 배경으로 한 시원~한 화면과, 마을 세트에서 한손에는 총을 잡고 다른 한손에는 타잔처럼 줄을 잡고 날아댕기면서 총을 쏘는 정우성을 보고 있으면 돈값은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거면 됐지 뭐.
<좋은 놈>은 간지나는 놈이다.
<반지의 제왕>에 레골라스가 있었다면 <놈놈놈> 에는 박도원(정우성)이 있더라. 어찌 그리 간지나게 행동하시는지, 영화보는 내내 "오오~"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랄까. 장총을 빙빙 돌리면서 장전하고 쏘는 장면이나, 로프를 붙잡고 마을 위를 날아다니면서 총질을 하는 장면이나, 말타고 달리면서 일본군이랑 싸우는 장면이나, 그런 것들은 다들 보는 눈을 즐겁게 해주는 그 무엇이다.
그렇게 다른 주인공들이 얼굴이 시커매지도록 싸워도 망토에 먼지 하나 안묻는게 좀 너무할 정도이긴 하지만 말이지. 하지만 이놈이 좋은 놈인가? 하는 질문에는 좀 대답하기 그렇다. 간지나는 놈이 좋은 놈이라고 하는 건 잘생긴게 착한거다 하는거랑 마찬가지잖아... 쿨럭;; 본질은 알고보면 그냥 적당히 돈 밝히는 청부업자. 그정도 아닌가.. ;;
<나쁜 놈>은 싸움에 미친 놈이다.
꼭 그런 캐릭터 하나씩 있다. 그냥 누가 강한지 대보고 싶어하는 놈. 뭐 박창이(이병헌)의 경우에는 과거도 있고 나름 이유가 있기는 했지만, 사실 이유가 없다고 해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 그런 캐릭터다. 굳이 이유가 필요한가? 그냥 최강의 칭호를 듣고 싶은게 지 인생의 꿈인 사람들은 지금도 이 세상에 쌔고 쌨다.
<이상한 놈>은 질기고 강한 놈이다.
그냥 돈밝히는 놈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돈만 밝히는 놈들의 특징은 그만큼 겁이 많다는거지. 근데 얘는 그게 없어. 돈을 밝히는 이상으로 질긴 측면도 있고, 그리고 강하니까 그렇게 위험한 상황도 마다않고 싸우고 훔치고 그러는거 아닌가. 실제로 그렇게 이상할 건 없다.
사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하나도 좋지 않고, 나쁠 것도 없고, 이상하지도 않다.
그냥 서부영화의 장르에 액션영화이고, 결국은 화면빨과 주인공의 이미지로 승부하면 되는거라 결국 스토리상에서 얘가 진짜 어떤 놈인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제목도 대충 영화에서 보이는 주인공의 이미지대로 붙인 것 뿐이다. 그러니까,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그냥 느낌대로 붙인 제목이고, 그런 영화이기 때문에 그냥 느낌대로 봐 주시면 된다.
스토리 짜임새 없이 돈만 처바른 영화들이 한국영화를 망친다니 어쩐다니 말들이 많지만 내가 봤을 때 이 영화, 그정도까지는 아니다. 정말 돈만 처바른 영화들은 암만 돈을 많이 들여도 볼 만한 영화가 되지 못한다. 그런영화 다들 알지 않는가.
영화에 화면빨과 주인공들의 이미지와 액션 말고 다른 것들을 원하신다면
사실 웰메이드 영화에는 반드시 꼼꼼한 스토리와, 그 스토리들을 요소요소에 배치하고 풀어놓는 감독과 작가의 능력이 절대적이다. 이 영화는 스토리가 없는 건 아니지만 스토리가 중심이 되는 영화도 아니고, 꼼꼼한 설명도 없고 관객들을 생각하게 만들 만한 그 무언가도 없다. 그냥 일직선으로 만들어진 스토리에, 그냥 일직선으로 쭈욱 ~ 전개만 시키면 되는거다. 그래서 사실 웰메이드냐? 좋은 영화냐? 하는 질문에는 "그냥 그닥..." 이 되겠다.
그래서 결론. 스토리는 그냥 그렇다. 하지만 이 영화의 화면빨과 주인공들의 액션은 영화관에서 보기에 충~분하다. 그러니깐, 지금 보고 싶으시다면 그냥 대략 스토리만 머릿속에 넣고, 그걸 어디를 통해, 어디에서 싸우며, 얼마나 멋지구리하게 싸우는지만 보시라. "오락영화". 딱 그정도로 생각한다고 본다면 꽤 괜찮은 한국영화 한편 봤구나 할 수 있겠다. :)
0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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